대규모 재난 대비·분산형 에너지원·미세먼지 저감 효과

전기·수소차 보편화전까지 LPG차량 확대

군사용전환 불가 북한에 인도적 공급가능

전국 프로판과 부탄 LPG충전소 민간기업들로 구성된 한국LPG산업협회가 50대 초반의 협회장을 연임시키며 LPG산업 재도약에 팔걷고 나섰다. 관행적으로 업계 원로나 정치권 인사를 영입했던 회장 자리에 지방출신 젊은 기업인을 회장으로 선출, 연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LPG산업협회는 정치권 출신 전임회장이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중도하차하자 지난해 2월 총회 만장일치로 김상범(사진·52)화성가스 대표이사(대구협회장)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잔여임기 1년을 마친 김 회장은 지난 2월 총회에서 다시 회장으로 추대됐다.

재임된 김 회장은 영남지역에서 화성가스, 대기에너지, 대기에스엔티, 대기택시캡 등 부탄충전소와 프로판 충전소, 벌크, 집단공급시설, 주유소, 시외버스터미널, 택시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14년부터

대구LPG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구상공회의소 22~23대 상공의원을 역임하고 제22회 대한민국 가스안전대상 행사에서 철탑산업훈장(2015년)을 받기도 했다.

작년 내부조직 정비를 마친 김상범 회장은 지난 5월 최광국 전 산업통상자원부 석탄산업과장을 상근 부회장으로 영입하고 LPG연료사용제한 완화, LPG배관망사업 등 현안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제 14회 LPG의 날이었던 13일 김상범 회장을 만나 LPG업계 현안과 해법, 발전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LPG업계의 주요 당면현안은 무엇이고 장기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LPG자동차규제 완화·폐지를 통해 수송부문에서 수요 기반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장애인, 택시, 렌터카 등 특정 계층과 차량에 한해서만 LPG(부탄)사용을 허용하고 있어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스에 밀린 LPG(프로판)는 편의성과 가격경쟁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1차에너지원으로 LPG를 규정시켜 국민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저렴한 LPG를 공급할 수 있게 하려한다.

■매년 봄이면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심각한데 미세먼지의 주범이 경유차량이라는 지적이 있다. 경유차량을 대폭 줄여 LPG차량으로 바꾸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효과가 생기나.

지난해 국내 미세먼지 원인중 경유차 비중이 23%로 1위라는 정부 보고서가 발표된바 있다. 특히, 경유차 배출가스는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LPG차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을 경유차 대비 1/93, 휘발유차 대비 1/3로 적게 배출해 미세먼지 저감에 매우 효과적이다. 산업통산자원부 연구용역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연료별 리터당 환경피해 비용은 휘발유 601원, 경유 1126원, LPG 246원이다. 왜 LPG 차량 증가가 국민건강에도 좋고 국가경제에도 이로운지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전기·수소차가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휘발유·경유차의 현실적 대안으로 LPG차를 적극 보급할 필요가 있다. 환경부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보조금 지급을 통해 어린이 통학차량과 1톤 트럭을 LPG차로 전환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감축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환경부가 내년부터 노후 경유 1톤 트럭을 LPG 1톤 트럭으로 전환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하는데.

1톤 트럭은 주택가나 도심을 주로 운행하는 생활밀착형 차량이기 때문에 정부도 경유 1톤 트럭의 배출가스로 인한 국민건강 위협과 환경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등록 운행 중인 1톤 트럭은 약 230만대이며, 매년 16만대가량이 신차로 판매되지만 99% 이상이 경유모델로 판매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교통안전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유 1톤 트럭 정기검사 배출가스 불합격 건수가 최근 5년간 57만 건으로 불합격률이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LPG차가 경유차 대비 미세먼지원인물질 질소산화물을 훨씬 적게 배출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감축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LPG 1톤 트럭은 생활밀착형 차량으로서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상용화 실용화 되고 있는 전기차와 수소차와 비교했을 때 LPG차량의 장점과 장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최근 정부가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에 매우 적극적이지만 막대한 정부예산 투입, 인프라 부족, 자동차 제작사의 수익성 등 아직 풀어야할 과제들이 많다. 특히 재정적으로는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을 더하면 대당 2000만~3000만원 이상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있고 인프라 확대에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비해 LPG차는 이미 전국에 2000개소의 충전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 별도 인프라 투자비용이 필요 없고, 추가 예산도 수반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차로의 전환이 예상되지만 상당 기간 동안은 브릿지 연료로 LPG자동차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소충전소와 병행 혹은 전환할 수 있는 LPG충전소는 나중에 충분한 수소충전소 확보를 위해서도 도태되지 않게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LPG차량에 대한 규제는 어떻게 되어 있고 우리는 미세먼지 절감과 에너지사용 합리성을 위해 어떻게 개선하거나 변화시키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보나.

이미 언급한 대로 LPG차는 현재 제한적으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최근 레저용차량(RV) 등에 대한 규제가 일부 완화되었지만 아직 미흡하다. 미세먼지 감축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을 위해서도 LPG규제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소형 승용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이후 규제를 전면폐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규제완화 로드맵을 통해 규제개선을 추진하고 있고, 국회도 공감대가 형성돼 규제완화·폐지 법률개정안이 다수 발의됐다. LPG규제완화는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고, 집권여당에서는 'LPG규제 조기폐지'를 지방선거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LPG규제폐지를 통한 LPG자동차 보급 확대에 적극적이어서 기대가 크다.

■LPG차량의 해외수출 전망과 보급이 필요한 이유는.

경유차 배출가스 문제로 전 세계적으로 경유차 감축과 규제가 강화되는 반면 LPG차는 대체연료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LPG차 관련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메이커의 해외수출 전망도 밝다.

다만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만큼 세계 1등 상품으로서 LPG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

■LPG가격의 등락폭이 클 경우 정책도 가격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다. 가솔린과 디젤 등 다른 연료와 비교할 때 LPG가격은 어떤가? 안정적인 가격유지정책은 불가능한가.

최근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LPG생산량 증가로 국제 LPG공급이 확대되었고 과거 중동에만 의존하던 때에 비해 LPG가격이 크게 안정화 되었다. 셰일가스 추출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장기적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내 LPG가격은 휘발유 대비 55%선을 유지하고 있어 당초 정부가 목표한 50% 까지는 가격을 안정화 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해외 OECD 국가에서 LPG에 대한 저세율 정책을 유지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LPG세금 인하를 통한 저세율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버스와 택시에 사용되고 있고 누구나 승용차를 개조해 탈 수 있는 같은 액화연료인 압축천연가스(CNG)에 비해 LPG에 부과되는 세금은 6배가량 비싸다.

■LPG보급 확대와 관련된 사업과 에너지 복지차원의 다양한 사업도 시행되고 있고 구상중인 사업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농어촌지역과 사회복지시설 등 에너지복지 소외지역에 대한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을 확대하고, 중장기 사업으로 지속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감축과 소상공인 지원 방안으로 1톤 경유트럭을 친환경 LPG트럭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2019년도 사업예산을 책정돼 있어 협회는 동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저소득층은 물론 에너지소외지역에 대해 취사나 난방용 연료를 지원하려면 어떤 정책을 도입해야 하나.

정부 지원을 받는 도시가스 사용자와 LPG소형저장탱크 사용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의 LPG 사용자에 대해서도 50kg 용기 공급시스템 등 공급시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13kg 이하 LPG소형용기 보급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들이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LPG를 사용할 수 있도록 LPG용기의 다단계 판매구조를 개선해 유통비용도 낮춰야 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복지에서 소외된 지역 주민들의 연료비 부담을 완화해주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도시가스 요금과 같은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차액을 정부가 지원하는 시스템이 이뤄져야 하겠다. 차액보전비용이 도시가스배관을 매립하고 관리하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고, 빠른 시일 안에 소외된 계층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협력사업도 활기를 보일 전망이다. LPG업계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어떤 사업을 전개할 수 있나.

LPG업계에서도 과거 개성공단에 LPG를 공급한바 있고, 경협사업이 확대된다면 LPG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통일까지 생각한다면 도시가스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북한 전역에서 LPG수요가 급증할 수 있고, 산이 많은 북한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할 때 LPG 역할이 더 클 것이다.

LPG산업협회는 휘발유나 경유 같이 군사용으로 전환 될 걱정없이 북한 주민들의 취사, 난방에 사용할 20Kg 용기를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LPG는 분산형 연료로 재해에 강한 연료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 안전사고나 각종 재난사고 시 LPG의 역할은.

일본은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아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국가 1차 에너지원으로서의 LPG를 '최후의 보루 에너지'로 명시하고 공급체계를 강화하고 이용 촉진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재난 현장이나, 간이 대피소 등에서 취사, 난방 및 간이 발전용으로 LPG연료가 활약하고 있다. 국내도 학교 병원 공공기관 대피소 등 주요 공공시설에서는 LPG 공급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춰 위기상황 발생시 LPG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정부나 국민, 에너지 이용고객에 당부하고 싶은 내용은.

협회는 정부에 국민들이 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LPG를 사용 할 수 있도록 LPG규제완화, 소형저장탱크·LPG용기 사용자 지원 확대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일본 사례와 같이 대규모 재난에 대비하고 분산형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시 LPG를 1차 에너지원으로 독립시키고 LPG-LNG 역할분담을 담보할 수 있는 각종 지원시책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한국LPG산업협회]

1965년에 설립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인가를 받은 법정단체다.

협회는 LPG 프로판과 부탄산업을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LPG 업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전국 14개 시·도 협회를 비롯 1200여개소의 정회원과 800여 준회원 그리고 모든 정유사 및 LPG수입사가 특별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단체다.

최세호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기사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294685